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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인간관계

연애 안하는 20대? N포세대? 왜 청춘남녀들은 연애를 하지 않는걸까?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출산율... 전 세계 꼴찌다.

출산율로 망한 나라를 언급할 때 항상 우리나라의 사례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기억이 정확히 안나는데 얼마전 외국의 출산율 정책 토론에서도 우리나라의 사례가 언급되었던 것을 유튜브 클립으로 본 적이 있다. 이러다 한국처럼 된다구요!)

 

위키피디아에서 세계 출산율을 검색해보니, 2020년 세계은행에서 조사한 세계 출산율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200위 중 200위. 전 세계 꼴찌를 당당히 마크했다. 이 당시는 0.84였는데 가장 최근 통계를 찾아보니 0.75로, 안 그래도 떨어지기 힘든 출산율이 더 떨어지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wikipedia에서 찾아본 2020년 World Bank 조사 결과. 당당한 꼴찌.

 

결혼 뿐 아니라 연애시장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요새 20대들이 연애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복지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약 70%, 20대 여성의 약 65%가 이성교제를 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다. 4년 전 데이터긴 하지만 지금은 이 수치가 더 악화되었으면 악화되었지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연애에 관심없는 20대가 많다는 건, 개인적으로 매우 심각한 사회현상이라 생각한다.

 

 

한창 연애를 해야할 인생의 황금같은 시기에 왜 청춘남녀들은 연애를 하지 않는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 역시 20대 시절에 연애 자체에 '현타'를 느끼고 연애 휴지기를 가졌던 적이 2~3년 가량 있었다. 그 때의 경험과 주변에서 내가 보고 듣고 느낀 원인을 생각하면, 크게 4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1. 혼자서도 즐길게 너무 많은 세상이다.

 

애인 유무를 막론하고 직장 동료들에게 '퇴근하고 뭐 하세요?' 라고 물어보면 요즘 가장 빈도수가 높은 대답이 "그냥... 집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봐요" 다.

 

혼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이고 많은 돈이 들지도 않는 가성비 최고의 취미다. 특히 퇴근 후 맥주 한캔을 보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데서 삶의 행복을 찾는 직장인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약속이 없는 금요일에는 퇴근 후 맥주 한캔을 곁들이면서 유튜브 보는 시간을 정말 좋아한다.

 

과거에는 즐길 것이 다양하지 않았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스마트폰도 없고, 컴퓨터 게임도 없고, 유튜브도 없던 시대였는데 혼자서 즐길게 뭐가 있었겠는가? 그러니 그 시절에는 연애가 가장 엔돌핀을 활발하게 분비시키는 여가였을 것이다.

 

반면 지금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라 인터넷이 제공하는 무한한 컨텐츠에 빠져 허우적거리다보면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이 훌쩍 가게 된다. 이러다보니 '연애를 안해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 왜 굳이 연애를 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갖는 젊은이가 늘어나게 되었다.

 

 

2.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이 강했고, 그 시기도 빨랐다.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노처녀 들은 뭔가 하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만연했고, 혼기가 차도록 결혼을 못하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를 닥달함과 동시에 부모끼리 서로 선을 주선하는 활동도 활발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아직 과도기이긴 하나, 결혼을 못한 사람은 하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줄어들었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결혼적령기' 또한 매우 늦춰졌다.

 

1990년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27.8세, 여자 24.8세였으나, 2021년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로 초혼연령은 계속 늦춰지고 있는 추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의 전 단계인 연애에 관심가지는 사람조차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3. 살기가 팍팍하다.

 

얼마전 뉴스에 학식 가격이 올라서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라떼만 해도 학식을 2500원 정도 주고 사먹었던 것 같은데, 요새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아무리 저렴함의 대명사 학식이라 해도 최소 4~5천원은 줘야 할 것이다. 거기다 서울 대학가에 4~5평짜리 닭장같은 원룸에 살아도 반지하가 아닌 이상 최소 월세 50만원은 줘야한다. 사람답게 살고픈 욕망을 못이겨 조금 더 넓은 곳이나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오피스텔에 살려고 했다가는 월세 70~80만원은 각오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비싼 학비에 월세까지, 알바를 하더라도 감당되는 수준이 아니다보니 부모님의 등골을 빼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집이 잘 살아서 부모님이 부담없이 지원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연애를 위한 비용까지 부모님에게 손벌리기는 마음이 불편한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아예 연애할 여유가 안된다고 생각하여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사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요즘만 그런게 아니라 살기는 항상 팍팍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생은 시대불문 항상 금전적으로 배고픈 존재였다. 내가 대학생 때 처음 했던 알바 최저시급이 4천원대였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도 대충 그 가격대였으니, 1시간 알바해서 겨우 스벅 커피 한잔 FLEX하던 시절이었다. 요즘은 스벅 커피가 그렇게 비싸다고 인식되지 않지만, 10년 전만 해도 스타벅스 커피가 물가 대비 비싸다고 여겨져 (실제로 학식보다 더 비쌌다. 밥보다 비싼 커피) 허영심의 아이콘처럼 인식되던 웃긴 시절이 있었다. '된장녀'라는 신조어도 이 때 유행했다.

 

반면 요새는 최저시급이 1만원에 육박하니 같은 시간 알바해서 커피는 좀 더 먹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직장인의 연봉 수준은 그 때에 비해 많이 오르진 않았는데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버렸으니, 대학생보다는 사회초년생이 느끼는 팍팍함이 훨씬 클 것이다.

 

 

4. 눈이 너무 높다.

 

개인적으로 가장 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외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뭔가 심각한 하자가 없고, 연애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거나 하여  의도적으로 연애를 보이콧 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장기간 연애를 안하고 있는 사람들은 열에 아홉은 이 이유다. 그 기저에는 '이 정도 되는 사람 아니면 굳이 연애를 안하는게 낫다' 라는 마인드가 깔려있다. 그 마인드가 형성되는 이유는 앞에 소개한 1~3번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주변에 외모도 나쁘지 않고, 직장도 괜찮은 여자 사람 친구들이 몇 명 있다. 그 중 연애를 오랜기간 안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소개라도 시켜주고 싶어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음... 일단 키 크고 체격 좋고 운동 꾸준히 하고 자기관리 잘하고.. 잘생긴건 아니더라도 훈훈한 스타일?"

 

여자들이 원하는 180cm의 남자, 일단 180cm 이상의 키를  가진 남자는 대한민국에서 10%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여기서부터 90%는 탈락이다. 거기서 얼굴은 적당히 괜찮아야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서 근육질의 남자... 0.5% 이내로 좁혀질 것 같다.

 

그럼 외적인 조건만 충족되면 되는가? 그건 또 아니다. 직장은 전문직, 대기업, 공기업, 아니면 최소 탄탄한 중견기업은 다녀야 한다. 거기다 성격은 또 자상하고, 둥글둥글하고, 유머감각도 있으면 좋고, 담배를 피면 안되고, 술자리가 너무 많은 남자는 안되고, 종교는 없어야 하고 등등.... 모든 교집합을 따지면 0.001% 이내가 될 것 같다. 근데 중요한건, 만약 그런 유니콘같은 남자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연 그런 완벽한 남자가 그 친구를 좋아할까? 그 유니콘과 서로 좋아할 확률까지 최종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러면 확률은 당연히 0에 수렴할 수 밖에 없다. 만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는 꼭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젊을 때 연애를 하는 건 인생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절이 지나고 나면 아무리 나중에 많은 돈을 주더라도 경험할 수 없는 일이고, 배울 수 없는 일이다.

생각보다 젊음은 정말 짧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핑계로 연애를 보이콧 하는 것은 젊음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는 필수라고 생각하는지 이에 대해 자세히 써보겠다.

 

 

고맙습니다.